팔에 둘려 사용하던 황금완장으로서 약간 손상되었으나 전체적으로 새겨놓은 장식이 뚜렷하다. 부장용품 중에서도 독특하고 뛰어난 예이다. 아주 얇은 황금 판에 다섯 개의 상자로 구획되어 그림이 새겨져 있다. 그 중 한 구획 안에는 "하쳅수트"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1) 사람의 머리를 한 스핑크스가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다. 등에는 앙크 십자가가 있음.       

(2) 오른쪽을 향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앞으로 벌리고 있는 종의 모습.       

(3) 오른쪽을 향해 걸어가는 사자의 모습과 그 주변에 상형문자가 있음.       

(4) 왼쪽으로 무릎을 꿇고 양손에 선물을 든 종의 모습. 이집트여왕 하쳅수트의 이름을 새겨진 긴 타원형 윤곽선(카르투슈)이 그려져 있다.       

(5) 의자에 앉아 왼쪽을 향하고 인물. 양팔 위로 앙크 십자가가 올려져있음.      

하쳅수트 여왕은 지금까지 이름이 밝혀진 이집트 파라오들 170여명 가운데서 가장 뛰어났던 "여성" 파라오이다. 서기전 1500년경 투트모세 2세가 일찍 죽자 그의 아들은 너무 어려서 왕으로 통치할 수가 없게 되어 그의 부인인 하쳅수트가 파라오의 자리를 이어받게 되었다. 20여년을 통치한 그녀는 여느 왕 못지않게 전투도 벌이고 특히 무역 선단을 조직하여 오늘날의 소말리아로 알려진 푼트(Punt)에 원정을 보내는 등 활발한 통치 업적을 남겼다. 또한 하쳅수트 여왕은 성경 출애굽기 2장에 등장하는 모세를 하숫가에서 건져 길러준 "바로의 딸"이라고 알려져 있다.